난방이 약한 겨울 사무실이나 에어컨 없이 푹푹 찌는 여름 방에서 책상에 앉아 있으면, 이상하게 집중이 잘 안 되는 날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춥거나 더워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곤 합니다. 2026년 Journal of thermal biology(열 생물학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는 이런 일상 속 질문을 실험으로 확인해 보았습니다.

실험은 이렇게 진행됐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참가자 48명을 무작위로 세 집단으로 나누었습니다. 한 집단은 10도의 서늘한 환경, 한 집단은 22도의 보통 환경, 나머지 한 집단은 32도의 더운 환경에서 지냈습니다. 습도는 맞추었습니다.
연구진이 눈여겨본 것은 극단적인 추위나 폭염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흔히 겪는 약간 서늘한 정도와 적당히 더운 정도의 영향이 아직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출발했습니다. 같은 사람이 자기 집단의 기온에서 가만히 앉아 쉬는 시간과 중간 강도로 운동하는 시간을 따로 겪었고, 각각 1시간 전후로 몸 상태와 집중력을 측정했습니다.
측정한 항목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 몸속 깊은 곳의 체온(심부 체온)
- 피부 표면의 평균 온도
- 얼마나 쾌적하다고 느끼는지를 나타내는 온열 쾌적감
- 주의력과 충동 조절을 보는 두 가지 컴퓨터 과제
주의력 검사는 화면의 단서를 보고 빠르고 정확하게 반응하는 능력을 보는 과제이고, 정지 신호 과제는 이미 시작한 행동을 신호에 맞추어 멈추는 능력을 보는 과제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몸에 생긴 변화
쉬는 동안 몸의 반응은 기온에 따라 분명하게 갈렸습니다. 서늘한 환경의 집단에서는 피부 온도가 내려갔지만 몸속 깊은 곳의 체온에는 그에 해당하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몸의 안쪽 온도는 지키면서 바깥쪽이 식은 셈입니다.
반대로 더운 환경의 집단에서는 피부 온도와 심부 체온이 함께 올랐습니다. 쾌적감도 달랐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서늘한 집단과 더운 집단 모두 보통 기온 집단보다 쾌적하다는 느낌이 낮았습니다. 불편함이 수치에도 나타났습니다.
집중력 검사에서는 무엇이 달랐을까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집중력 쪽입니다. 다만 결론부터 말하면 뚜렷하게 단정할 만한 차이는 아니었습니다. 두 과제 모두에서 기온과 시간 경과가 함께 만드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상호작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측정값이 달라진 것은 있었지만, 이는 기온과 상관없이 시간에 따라 나타난 변화였습니다.
그래도 연구진은 추가로 집단별 세부 비교를 해 보았습니다. 이 비교는 탐색적인 성격이라 참고용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서늘한 집단은 특정 단서 조건에서 정확도가 낮아졌습니다.
- 더운 집단은 정지 신호 과제에서 멈추기 정확도가 떨어졌고, 멈추는 데 걸리는 반응 시간은 길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 앉아서 쉰 뒤에는 서늘한 집단과 더운 집단 모두 정지 신호가 나오는 간격이 짧아졌습니다.
이런 결과를 종합해 연구진은 쉬고 있을 때 열 노출과 인지 변화 사이에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며, 추우면 집중이 떨어진다거나 더우면 판단이 흐려진다는 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닙니다.
운동할 때는 어땠을까
중간 강도 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체온 조절 반응과 쾌적감의 변화는 뚜렷했습니다. 기온에 따라 몸이 다르게 반응했다는 점은 쉬는 때와 같았습니다. 그런데 집중력은 달랐습니다. 운동 중에는 기온과 시간의 상호작용이 두 과제 어디에서도 의미 있게 나타나지 않았고, 반응 속도와 정확도는 대체로 모든 환경에서 유지되었습니다.
정리하면 같은 기온이라도 쉬고 있을 때와 운동할 때 인지 반응의 양상이 달랐다는 것입니다. 몸을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서늘함이나 더위가 있어도 이 연구의 과제 수행에는 큰 영향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이의 이유는 이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이 결과를 읽을 때 주의할 점
이 연구는 몇 가지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합니다. 먼저 참가자가 48명으로 많지 않고, 이들을 세 집단으로 나누었기 때문에 집단별로는 더 적은 인원입니다. 또한 집중력의 변화는 과제와 조건에 따라 제각각이었습니다. 연구진도 체온과 쾌적감 반응은 분명했지만 인지 반응은 과제와 조건에 따라 다양했다고 정리했습니다.
그러니 이 연구만 보고 “실내 온도를 몇 도로 맞춰야 공부가 잘 된다” 같은 생활 지침을 끌어내기는 어렵습니다. 확인된 것은 서늘함과 더위가 몸의 온도와 쾌적감에는 분명한 흔적을 남기고, 집중력에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정도입니다.
뇌 건강이라는 더 넓은 맥락
인지 건강은 생각하고, 배우고, 또렷하게 기억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 자료에 따르면 이는 뇌 건강의 한 부분이며, 뇌 건강에는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 기능, 감정에 반응하는 기능, 촉감과 온도 같은 감각을 느끼는 기능,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는 기능도 포함됩니다.
인지 건강에는 유전, 환경, 생활 습관이 두루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유전은 바꿀 수 없지만 환경과 생활 습관은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같은 자료에서는 혈압도 예로 들었습니다. 중년기에 혈압이 높으면 나중에 인지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는 관찰 연구가 오래 쌓여 있고, 대규모 연구에서 50세 이상이 수축기 혈압을 120mmHg 미만으로 낮추었을 때 경도 인지장애(치매의 전 단계인 경우가 많은 상태) 위험이 줄었다고 합니다. 혈압 관리는 의료진과 상의해 진행해야 합니다.
정리
- 이 연구에서는 48명을 10도, 22도, 32도 환경에 나누어 쉬는 때와 운동하는 때의 체온·쾌적감·집중력을 비교했습니다.
- 쉬는 동안 서늘한 환경에서는 피부 온도가, 더운 환경에서는 피부 온도와 심부 체온이 변했고 쾌적감은 보통 기온보다 낮았습니다.
- 집중력 검사에서는 기온과 시간의 뚜렷한 상호작용이 없었고, 집단별 세부 비교에서 나온 차이는 탐색적 결과입니다.
- 운동 중에는 집중력 과제 수행이 대체로 유지되었습니다.
어느 쪽이든 한 편의 연구로 일상의 실내 온도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6년 Journal of thermal biology 발표 연구, NIA(미국 국립노화연구소) 인지 건강 자료를 바꿔 씀(Adapted from NIA) (링크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