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렌즈만 바꿔도 아이의 근시가 덜 진행될 수 있을까요? 근시가 막 시작된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하셨을 질문입니다. 2026년 7월 BMJ Open Ophthalmology에 발표된 연구가 새로운 설계의 안경 렌즈를 기존 근시 관리 렌즈와 직접 비교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연구가 무엇을 밝혔는지, 그리고 어디까지만 믿을 수 있는지를 차례로 풀어 보겠습니다.

어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가
이 연구는 중국의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참가자는 6~8세였고, 근시가 아예 없거나 아주 가벼운 단계에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난시나 양쪽 눈의 도수 차이가 큰 아이는 제외했습니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두 집단에 나뉘었습니다. 한 집단은 회절 광학 소자(D.O.E)라는 설계가 들어간 안경 렌즈를 썼고, 다른 집단은 이미 근시 관리용으로 쓰이는 고도 비구면 미세렌즈(H.A.L.T) 안경을 썼습니다. 안경을 쓰기 전과 쓴 뒤 매달 눈의 길이(안축 길이), 맥락막 두께, 굴절 값을 잰 뒤 두 집단의 변화를 비교했습니다. 측정하는 쪽이 어느 집단인지 모르게 한 점도 특징입니다.
여기서 눈 상태를 나타내는 용어를 짚어 두겠습니다. 굴절 값은 눈이 빛을 꺾어 초점을 맺는 정도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고, 이 연구에서는 눈의 조절 작용을 쉬게 한 뒤 쟀습니다. 안축 길이는 눈의 앞뒤 길이로, 길어질수록 근시가 깊어지는 방향이라고 보면 됩니다. 맥락막은 눈 안쪽 조직의 한 층입니다.
핵심 하나, 굴절 값의 변화가 더 작았습니다
첫 번째 결과는 굴절 값입니다. 안경을 쓴 지 3개월이 지났을 때, 회절 광학 소자 렌즈를 쓴 집단은 비교 집단보다 굴절 값의 변화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작았습니다. 근시가 진행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덜했다는 뜻입니다.
두 집단의 평균 차이는 아주 작은 수준이었습니다. 연구진이 95% 신뢰구간과 함께 계산한 범위도 차이가 없는 지점을 벗어나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습니다. 다만 이 차이가 일상에서 시력 차이로 체감될 만큼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며, 뒤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핵심 둘, 눈의 길이는 어땠을까
두 번째는 안축 길이입니다. 3개월 뒤 회절 광학 소자 렌즈 집단에서 안축 길이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눈이 길어지는 속도가 느렸다는 결과이므로 방향은 굴절 값과 일치합니다.
그런데 이 결과는 해석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축 길이 차이의 95% 신뢰구간은 폭이 넓었고, 차이가 없는 쪽까지 걸쳐 있었습니다. 표본이 작을 때 흔히 나타나는 모습으로, 이 한 가지 수치만으로 효과가 확실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핵심 셋, 맥락막이 더 두꺼워졌습니다
세 번째는 맥락막 두께입니다. 회절 광학 소자 렌즈 집단은 비교 집단보다 맥락막이 더 많이 두꺼워졌고, 이 차이도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 항목 역시 신뢰구간의 한쪽 끝이 차이가 없는 지점에 가까워, 차이가 크지 않을 가능성을 함께 열어 두어야 합니다. 세 가지 결과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 것은 눈여겨볼 만하지만, 각각의 크기는 모두 작았다는 점을 같이 기억해 주세요.
착용감은 비슷했고, 의미는 제한적입니다
안경을 얼마나 잘 쓰고 다녔는지, 쓴 느낌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두 집단 사이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새로운 렌즈라고 해서 아이들이 더 불편해하거나 덜 쓰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은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 렌즈를 쓰면 근시를 막을 수 있다고 봐도 될까요? 연구진의 결론은 신중했습니다. 이번 렌즈는 근시 진행을 늦추는 데 통계적으로는 의미 있는 효과를 보였지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유는 연구의 한계에 있습니다.
- 참가자 수가 적은 소규모 예비 연구였습니다.
- 관찰 기간이 3개월로 짧았습니다.
- 그래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잡아내기 어려웠습니다.
연구진은 이 결과가 예비적이며, 진료 현장의 판단에 쓰려면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정리했습니다. 또한 이 연구는 중국 어린이를 대상으로 했으므로 다른 연령대나 다른 환경에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습니다.
굴절 이상, 짧게 짚고 가기
근시는 굴절 이상의 한 종류입니다. 굴절 이상은 눈의 모양 때문에 빛이 망막에 정확히 모이지 않아 흐릿하게 보이는 상태를 말합니다. 눈알이 지나치게 길거나 짧을 때, 각막의 모양이 달라졌을 때, 나이가 들며 수정체가 유연성을 잃을 때 생길 수 있습니다.
| 종류 | 특징 |
|---|---|
| 근시 | 먼 곳이 흐릿하게 보임 |
| 원시 | 가까운 곳이 흐릿하게 보임 |
| 난시 | 모든 거리에서 흐리거나 일그러져 보이고, 밤 시야가 더 힘들 수 있음 |
| 노안 | 수정체가 뻣뻣해져 가까운 곳이 잘 안 보임, 중년 이후 흔함 |
굴절 이상은 가장 흔한 시력 문제이며, 가족 중에 안경이나 렌즈를 쓰는 사람이 있으면 생길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 어린 시절에 시작되거나 태어날 때부터 있고, 시력 변화를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정기적인 눈 검사가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흔한 증상은 흐릿한 시야이고, 눈을 찡그리게 되거나 두통, 눈의 피로, 책이나 화면을 볼 때 초점이 잘 안 맞는 느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단은 안과 전문가가 종합적인 눈 검사로 하며, 필요하면 동공을 넓히는 안약을 쓰기도 합니다.
정리
이번 연구의 핵심을 세 줄로 줄이면 다음과 같습니다.
- 2026년 BMJ Open Ophthalmology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는 회절 광학 소자 렌즈가 기존 근시 관리 렌즈보다 굴절 값 변화, 안축 길이, 맥락막 두께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 다만 그 효과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었고, 신뢰구간도 넓어 확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 소규모에 3개월짜리 예비 연구이므로 더 큰 규모와 긴 기간의 검증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시력이 걱정된다면 안경 렌즈 종류를 고르기 전에 안과에서 눈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어떤 렌즈가 우리 아이에게 맞는지는 의료진과 상담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6년 BMJ Open Ophthalmology 발표 연구(PubMed 초록), MedlinePlus 건강주제 요약(미국 국립의학도서관) 자료 참고 (링크 없음)



